부지깽이
오정방
자세히 살피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 어디 있으랴
나 어릴 적 재래식 부엌 한 구석에
화상을 입은 채 비스듬히 누워 있던 부지깽이,
지금 아이들 그 이름조차 생소할 부지깽이
개스오븐도 전기곤로도 연탄불도 없었을 때
나무를 지펴 밥을 짓거나
소죽을 쑤거나 군불을 땔 때는
부지깽이처럼 요긴한게 또 어디 있었으랴
주저없이 제 몸을 태우면서까지
불 속을 두루 두루 살피던 그의 자상한 손길
마침내 때가 되면 주인을 위해
장열히 불 속에 몸을 던져 산화 하던 그,
어릴 적 부엌에서 족히 장난감이 되기도 했던 그가
반 백년도 더 지난 지금 왜 갑자기 생각나는거지?
<2006. 1. 27>
⊙ 발표일자 : 2006년01월 ⊙ 작품장르 : 현대시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13 | 축시 | 축하의 노래 | 오정방 | 2015.08.25 | 206 |
712 | 현대시 | 독도에 눈이 오는데 | 오정방 | 2015.08.25 | 81 |
711 | 시 | 가는 세월, 오는 세월 | 오정방 | 2015.08.25 | 317 |
710 | 현대시 | 또 하나의 고개를 넘다 | 오정방 | 2015.08.25 | 88 |
709 | 현대시 | 샤워장에서 | 오정방 | 2015.08.25 | 19 |
708 | 현대시 | 인생의 탑塔 | 오정방 | 2015.08.25 | 58 |
707 | 시 | 없이 없다 | 오정방 | 2015.08.25 | 39 |
706 | 현대시 | 고드름 | 오정방 | 2015.08.25 | 61 |
705 | 현대시 | 비Rain | 오정방 | 2015.08.25 | 20 |
704 | 현대시 | 동치미 | 오정방 | 2015.08.25 | 86 |
703 | 현대시 | 손녀들 음성이 보약이다 | 오정방 | 2015.08.26 | 61 |
702 | 수필 | 제 때에 발표하지 않은 시詩 | 오정방 | 2015.08.26 | 107 |
701 | 신앙시 | 인간의 본분 | 오정방 | 2015.08.26 | 68 |
700 | 시 | 정신없는 세상 | 오정방 | 2015.08.26 | 88 |
699 | 수필 | 쉽게 풀어 쓴 '어린이 300자 사도신경' | 오정방 | 2015.08.26 | 205 |
698 | 수필 | 쉽게 풀어 쓴 '어린이 200자 주기도문' | 오정방 | 2015.08.26 | 178 |
697 | 현대시 | 월급봉투 | 오정방 | 2015.08.26 | 243 |
» | 현대시 | 부지깽이 | 오정방 | 2015.08.26 | 80 |
695 | 시 | 왕의 그 여자 / 밧세바 | 오정방 | 2015.08.26 | 138 |
694 | 시 | 왕의 그 여자 / 에스더 | 오정방 | 2015.08.26 | 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