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은행

2009.03.16 19:15

김영교 조회 수:60

산비탈 돌아 마을로 내려 올 때 지갑에는 먼지 가슴 가득 들풀냄새 눈부신 오후의 햇살이 스며들지 못하는 포장도로와 빌딩 갑옷이 목을 조여 숨이 막힐 듯 도시 심장으로 직진하는 눈치 빠른 신발의 젠 걸음 이민의 고갯길 의외로 넉넉한 길벗 하나 있어 땀 식히며 숨고를 때 밀어주는 바람이 된다 비상이 걸린 다급함 비틀거리는 거래 신용 옆에 서 있어 인심도 빌려 주는 편리한 나라 아직은 은혜의 뜰안 원금 상환의 규약 그리하여 꿈만이라도 저축 詩만이라도 적금 지불허용의 보호 아래 트이는 산맥 우주보다 더 큰 은행에 작디작은 내 개인구좌 복리로 늘어나는 생명이자 산하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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