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9.24 07:43

가을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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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맞이
        -        Gabriel Park 에서

오정방



그냥 집안에만 앉아 있기에는
가을 햇살이 너무나 풍성하고 아름답다
절기로는 가을이 드는 추분, 주말이다
차를 몰아 가까운 큰 공원에 이르러
부부가 손을 잡고
잔디밭을 거닐다가
벤치에도 앉았다가
나무 그늘 아래로 옮겨 쉬기도 하며
때에 맞는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수없이 많은 이름 모를 수목들
벌써 가을 옷으로 서서히 갈아 입고
지난 여름 땡볕을 굳건히 이겼듯이
다가올 한 겨울 모진 추위를 이겨내려고
스스로 살아 남을 채비도 하고 있는듯 하다

우리 내외도 이제
인생의 한 가을에 다다라
지나간 44년을 잠시 되돌아보며
가을걷이를 속으로 셈해 보기도 한다

생각하면 할수록
그것은 모두 주님의 은혜였음을…

<201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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