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쓰기

2008.10.18 00:33

정용진 조회 수:66

             정용진


시는 재주로 쓰는 것이 아니다.
시는 명성으로 쓰는 것이 아니다.
시를 써서 하루아침에
유명해 지려 하는 사람은
그 시를 쓰는 날이 바로 제삿날이다.
남의 시를 수 없이 읽고
쓰고 지우기를 거듭하다
영감을 얻어 시를 쓰는 사람은
영원히 살아남는다.
시는 언어의 돌을 땀 흘려 쪼는
석수장이의 아들이다.

시는
남에게 보여주고 뽐내려 쓰는
장식품이 아니고
남의 것을 흉내 내는
언어의 모방이 결코 아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숨기려고 발버둥 치다가
끝끝내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용암.
여기 시의 심오함과 영원성이 있나니
시인들이여
많은 시를 써놓고
부끄러워하라, 도망치거라.

너도 나도, 오늘도 내일도
무수히 써 갈겨놓고
세상을 혼란하게 하는 괴로움이여.
이는 분명 크나큰 공해(公害)로구나
오늘도 또 한편의 시를 쓰고 있나니
나는 광인(狂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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