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3 07:14

여기에도 세상이

조회 수 11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기에도 세상이/강민경

 

 

여행에서 돌아온 뒤

오랜만에 오르는 첫 산행길이

예상과는 다르게

차가 들락거릴 만큼 폭넓고 환해서

마음을 놓는데 시샘이라도 하는 듯

, , 구분도 안 되는 발자국으로

뒤엉킨 진창이 앞을 가로막는다

 

같은 무리가 되고 싶지 않아

옷자락을 거머쥐고

까치발로 앞만 보고 가는데

누군가가 옷자락을 잡아끌어

뒤돌아보는데 정신 차리라는 듯

딱 하고 이마를 때리는 나뭇가지의 당돌한 말

산속이라고 세상이 없는 줄 알면큰 오산이라고

짓궂은 개구쟁이처럼 머리를 흔들며 노려본다

억울해서 울상이 되는데

 

재미있어하는 그이

세상은 어느 곳이라도 있는데

당신만 피해 가려 했으니

그 나뭇가지, 안타까워

심술이 동했나 봐 하며 웃는다

따라 웃을 수밖에 없는

  

나는

어느새, 여기를 건넌 사람들과

한 동아리로 얽혀 있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6 밑줄 짝 긋고 강민경 2019.08.17 191
1045 바람구멍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28 191
1044 세계에 핀꽃 강민경 2006.03.18 192
1043 유성룡 2006.04.21 192
1042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192
1041 산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9 192
1040 시조 침묵沈黙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04 192
1039 고맙다. ‘미쳤다’는 이 말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4.09 192
1038 자화상(自畵像) 유성룡 2005.11.24 193
1037 하소연 유성룡 2005.11.27 193
1036 외연外緣 file 유성룡 2006.08.06 193
1035 폭포 강민경 2006.08.11 193
1034 3월에 대하여 김사빈 2007.03.18 193
1033 벼랑 끝 은혜 성백군 2013.05.14 193
1032 팥죽 이월란 2008.02.28 193
1031 스페이스 펜 (Space Pen) 이월란 2008.04.13 193
1030 절규 성백군 2012.05.16 193
1029 길동무 성백군 2014.03.15 193
1028 맛 없는 말 강민경 2014.06.26 193
1027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193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