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3 07:14

여기에도 세상이

조회 수 1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기에도 세상이/강민경

 

 

여행에서 돌아온 뒤

오랜만에 오르는 첫 산행길이

예상과는 다르게

차가 들락거릴 만큼 폭넓고 환해서

마음을 놓는데 시샘이라도 하는 듯

, , 구분도 안 되는 발자국으로

뒤엉킨 진창이 앞을 가로막는다

 

같은 무리가 되고 싶지 않아

옷자락을 거머쥐고

까치발로 앞만 보고 가는데

누군가가 옷자락을 잡아끌어

뒤돌아보는데 정신 차리라는 듯

딱 하고 이마를 때리는 나뭇가지의 당돌한 말

산속이라고 세상이 없는 줄 알면큰 오산이라고

짓궂은 개구쟁이처럼 머리를 흔들며 노려본다

억울해서 울상이 되는데

 

재미있어하는 그이

세상은 어느 곳이라도 있는데

당신만 피해 가려 했으니

그 나뭇가지, 안타까워

심술이 동했나 봐 하며 웃는다

따라 웃을 수밖에 없는

  

나는

어느새, 여기를 건넌 사람들과

한 동아리로 얽혀 있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1 나무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25 145
660 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1.25 145
659 ~끝자락, 그다음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03.10 145
658 시조 거미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7 145
657 시조 가슴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2 145
656 이렇게 살 필요는 없지 1 유진왕 2021.08.09 145
655 4B 연필로 또박또박 1 유진왕 2021.08.11 145
654 기타 ■소위 다케시마의 날과 독도칙령기념일 소고■ file 독도시인 2022.02.22 145
653 살고 지고 유성룡 2006.03.24 144
652 혈(血) 강민경 2013.02.28 144
651 돌부처 강민경 2013.06.21 144
650 기성복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09 144
649 파도의 사랑 2 강민경 2017.01.30 144
648 3월은, 3월에는 하늘호수 2016.03.17 144
647 시작(始作 혹은 詩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27 144
646 미소와 함께 / 김원각 泌縡 2020.09.15 144
645 시조 노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3 144
644 시조 잡초雜草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5 144
643 시조 추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2 144
642 시조 성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4 144
Board Pagination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