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에서 온 편지(2)
2008.11.06 14:26
영암에서 온 편지 (2)
꿈자리가 사나와 자다 이러나
맷자 적어보낸다
큰아그집 불났는디 시방 멋들하고인냐는 느그아부지 호통에 벌떡이러나보니 꿈이구나 밸일이 있건냐 함스로도 맘이 심숭삼숭하다 나는 잘있다 밥맛도 조코 다리심도 안직은 짱짱하다 장꼬방모탱이 니가 심어논 감나무에 올해 가지가 찌저지도록 감이 열녔다 나무가 저러케 큰것보고 손꼬바봉께 너 집떠난지도 삼십년이 넘었능갑다 억그제 니 생일에 물한그럭 떠노았다 인자 니 나이도 솔찬하구나 그 양반가분뒤 어린 느그들대꼬 사라온 풍진세월 생각하먼 참말로 까막까막하다 올가실은 강두메 밭에 고치도 잘되야서 꼬치까리좀 뽀사 보내주고 시퍼도 맘뿐이다 머시냐 아랫동네 딸그만네 시째딸 그 복사꽃가튼 가시네말이다 너 미국간뒤 절에들어가 스님되얏다더니 엄니 치상치러 왔다며 우리집 들렸더라 니 안부묻더라 짠하고 쪼끔 거시기하드라 참 도리촌 안심이네는 인공때 소식끈긴 작은아부지를 금강산가서 만나고 왔다드라 산사람은 그러케만나는디 느그아부지는 한번가니 영영이구나 아그덜 마니 컸지야 짬나서 댕개가면 조컷다 못오면 사진이라도 보내그라 할말은 당아당아 멀었다만 으쯔께 하고자픈말 다하건냐 산 내가 죽은 양반 한마디에 맘조리며사는 것이 생각해봉께 얼척도업다 으짜든지 몸성해라
먼디서 새복닥 울음소리 들려온다
어느새 느그아부지 도라갈 시간인갑다
꿈자리가 사나와 자다 이러나
맷자 적어보낸다
큰아그집 불났는디 시방 멋들하고인냐는 느그아부지 호통에 벌떡이러나보니 꿈이구나 밸일이 있건냐 함스로도 맘이 심숭삼숭하다 나는 잘있다 밥맛도 조코 다리심도 안직은 짱짱하다 장꼬방모탱이 니가 심어논 감나무에 올해 가지가 찌저지도록 감이 열녔다 나무가 저러케 큰것보고 손꼬바봉께 너 집떠난지도 삼십년이 넘었능갑다 억그제 니 생일에 물한그럭 떠노았다 인자 니 나이도 솔찬하구나 그 양반가분뒤 어린 느그들대꼬 사라온 풍진세월 생각하먼 참말로 까막까막하다 올가실은 강두메 밭에 고치도 잘되야서 꼬치까리좀 뽀사 보내주고 시퍼도 맘뿐이다 머시냐 아랫동네 딸그만네 시째딸 그 복사꽃가튼 가시네말이다 너 미국간뒤 절에들어가 스님되얏다더니 엄니 치상치러 왔다며 우리집 들렸더라 니 안부묻더라 짠하고 쪼끔 거시기하드라 참 도리촌 안심이네는 인공때 소식끈긴 작은아부지를 금강산가서 만나고 왔다드라 산사람은 그러케만나는디 느그아부지는 한번가니 영영이구나 아그덜 마니 컸지야 짬나서 댕개가면 조컷다 못오면 사진이라도 보내그라 할말은 당아당아 멀었다만 으쯔께 하고자픈말 다하건냐 산 내가 죽은 양반 한마디에 맘조리며사는 것이 생각해봉께 얼척도업다 으짜든지 몸성해라
먼디서 새복닥 울음소리 들려온다
어느새 느그아부지 도라갈 시간인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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