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며

2008.11.07 00:19

고현혜(타냐) 조회 수:58

너를 보며
기도를 해야 하는데
낮 술을 마신다.

싱그럽다 못해 뜨거운
9월의 햇살아래
너의 뒷마당에서
펼쳐진 바베큐 파티.

돼지 갈비가
핫도그가
햄버거가
지글지글 익어 가는데

내가 사온 김밥을
건강식이라며
행복하게 먹는
너를 바라보면서
빈속에
나는 술만 마신다.

오늘 딴 레드와인은
기가 막히게
완벽하다.

알맞은 가을 온도
적당히 익어진 완숙한 맛
혀 끝에서 부터 천천히
감겨오는
그 부드러움이
멈추고 싶지 않은
키스처럼
환상적이기만 한데

왜 오늘 나는
마셔도
마셔도
취하지도 않는 것일까
취한 김에
너를 부등켜
안고 울고 싶은데…

너의 슬픔은 잠시
절망에 틈을 주지않고
너는 다시 일어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19 태평양 위로 띄우는 글 김희주 2008.11.07 57
6218 친구야, 또 한 해가 간다 김희주 2008.11.07 41
6217 들국화 김희주 2008.11.07 67
6216 토끼 속눈섭처럼 예쁜 동창들 김희주 2008.11.07 65
6215 겨울나무는 발가벗어도 아름답다 김희주 2008.11.07 58
6214 받아서 기쁜 선물 김희주 2008.11.07 69
6213 석류주 김희주 2008.11.07 51
6212 손끝에든 장미가시 정용진 2008.11.07 56
6211 그림자 벽화 김희주 2008.11.07 43
6210 빨래 이성열 2008.11.07 55
» 너를 보며 고현혜(타냐) 2008.11.07 58
6208 누가 시인일까 정찬열 2008.11.06 55
6207 영암에서 온 편지(2) 정찬열 2008.11.06 59
6206 빨래 정찬열 2008.11.06 58
6205 나는 나의 詩가 혐오스럽다 이월란 2008.11.06 67
6204 신비로운 공식 이월란 2008.11.06 61
6203 출근길 이월란 2009.04.05 69
6202 자귀꽃 박정순 2009.07.19 60
6201 작은 못 백선영 2008.11.06 50
6200 용서, 평생이 걸리는 이영숙 2008.11.05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