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서

2008.11.30 01:58

김희주 조회 수:54

  꽃밭에서
               김 희 주

   욕심 한 아름 사다가
   꽃밭에 심었다
  
   발길 가다 머무는 곳
   언제나 거기
   내가 무엇을 걱정하고
   내가 누구를 미워했던가
   까마득히 잊어버리는 곳
   촘촘히 몸 비비고
   살고 있는 곳

   가을이다

   좀 비켜 달라 양해도 없이
   비집고 앉혔다
   노란 국화가 미안한 듯
   옷자락을 추스린다

   비좁고 불편해도
   연신 싱글벙글
   꽃가위에 찔린 상처
   아프다고 내지르는 소린
   더욱 향기롭다

   아
   나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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