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8 18:04

바닷가 금잔디

조회 수 23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닷가 금잔디/강민경

                                 

 

수직으로 쏟아지는 바닷가

정오의 햇볕을 밟는

내 발걸음

 

파도를 따라가다 저절로 끌려가다

아랫도리에 짠물 조금 티였다고, 놀라

뭍의 금잔디 위에 엉덩이를 맡기는데,

금잔디, 열 받은 듯, 첫 대면이 날카롭다

 

소심한 내게 화가 난 걸까

제 몸 사이사이 파먹은 병충해 같은 모래와

바람 타고 와 호시탐탐 뭍을 넘보는 짠물을

숨죽이며 참아낸 세월의 응어리진 인내와

돌돌 말아 꽉 틀어쥔 잎들, 살기 위해

스스로 개발해낸 가시로

징검돌 같은 푸른 방석을 깔아놓고

자화자찬(自畵自讚)한다

 

불가마 속 같은

땡볕을 참아내는  

나보다

네가 더 인내심이 강하다는 내 말 한마디가

그리 큰 감동이었을까

금잔디 뾰족한 성깔 다듬으며 나보고

파도를 끌어다 더위를 식히라고

제 몸 타는 줄도 모르고

나를 바닷속으로 떠민다.

                    


  1.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2. 빛의 공연

  3. 바닷가 금잔디

  4. 나뭇잎 자서전

  5. 환생

  6. 빛의 얼룩

  7. 11월의 이미지

  8. 뱅뱅 도는 생각

  9. 깜박이는 가로등

  10. 세계 한글작가대회ㅡ언어와 문자의 중요성ㅡ

  11. 가을비 소리

  12. 숲 속에 비가 내리면

  13. 찡그린 달

  14. 나의 고백 . 4 / 가을

  15.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16. 단풍잎 예찬 / 성백군

  17. 여기에도 세상이

  18.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19. 10월의 형식

  20. ‘文化의 달’을 생각 한다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