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8 18:04

바닷가 금잔디

조회 수 2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닷가 금잔디/강민경

                                 

 

수직으로 쏟아지는 바닷가

정오의 햇볕을 밟는

내 발걸음

 

파도를 따라가다 저절로 끌려가다

아랫도리에 짠물 조금 티였다고, 놀라

뭍의 금잔디 위에 엉덩이를 맡기는데,

금잔디, 열 받은 듯, 첫 대면이 날카롭다

 

소심한 내게 화가 난 걸까

제 몸 사이사이 파먹은 병충해 같은 모래와

바람 타고 와 호시탐탐 뭍을 넘보는 짠물을

숨죽이며 참아낸 세월의 응어리진 인내와

돌돌 말아 꽉 틀어쥔 잎들, 살기 위해

스스로 개발해낸 가시로

징검돌 같은 푸른 방석을 깔아놓고

자화자찬(自畵自讚)한다

 

불가마 속 같은

땡볕을 참아내는  

나보다

네가 더 인내심이 강하다는 내 말 한마디가

그리 큰 감동이었을까

금잔디 뾰족한 성깔 다듬으며 나보고

파도를 끌어다 더위를 식히라고

제 몸 타는 줄도 모르고

나를 바닷속으로 떠민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67 부부는 밥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1.11 137
1066 부부는 일심동체라는데 강민경 2019.09.20 163
1065 부부시인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13 368
1064 부부표지 file 김우영 2009.05.16 509
1063 부활 성백군 2014.04.23 256
1062 부활절 아침에/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14 87
1061 시조 분갈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7 70
1060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하늘호수 2016.05.22 299
1059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강민경 2015.03.31 304
1058 분수대에서 성백군 2015.02.25 196
1057 불경기 성백군 2009.05.04 530
1056 불꽃 나무 강민경 2015.12.26 221
1055 불꽃 놀이 강민경 2006.01.02 244
1054 시조 불끈 솟아도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4.11 128
1053 불러봐도 울어봐도 못 오실 어머니 이승하 2010.08.26 1550
1052 불멸의 하루 유성룡 2006.03.24 207
1051 불안 강민경 2012.01.13 86
1050 불청객 강민경 2011.04.20 429
1049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197
1048 불편한 관계/강민경 강민경 2018.09.23 143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