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30 18:49

빛의 공연

조회 수 2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빛의 공연 / 성백군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산골짜기 숲은

빛의 공연장입니다

 

빽빽한 나뭇잎은 초록 무대

무대가 뒤집힐 때마다 반짝이는 햇빛은 배우,

하늘에서 내려온 빛의 천사가

흰옷을 입고 사뿐 거리며 까치발로 춤을 춥니다

말 한마디 없는 무언극이지만 메시지는 만발

그래서 더욱 내 마음 자유롭게 백지 위를 뛰어다니며

읽고 쓰고 가사를 적습니다

 

이제는 곡을 붙여야겠지요

잎사귀 사이로 새어 나오는 물소리 따라

산비탈 내려가다 보면 개울이 있지요

햇살이

흐르는 물속에 꽂혀 너울너울

나비인지, 가재인지, 피라미인지 ---,

몰라도 괜찮습니다

빛의 지문이 돌 틈에서 돌돌 말리며 내는 자연의 소리에

어느새 음표가 붙고

눈도 귀도 저절로 열리는 뮤지컬이 됩니다

 

한나절 잘 놀다 왔습니다

눈도 씻고, 귀도 씻고, 마음도 씻고

적당히 피곤한 몸 침상에 누웠더니

온몸에 묻어 따라온 숲 속 공연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초록 샘이 되어

볕뉘처럼 아른거리고 이명처럼 달라붙어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감상에 젖게 합니다

아마도 오늘 밤은 시와 만나느라

꼬박 밤을 새울 것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67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강민경 2016.10.11 240
2266 희망은 있다 강민경 2012.12.26 168
2265 시조 희망希望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1 115
2264 시조 희망希望 file 독도시인 2024.02.19 56
2263 희망 전상서 2 김화영 2007.09.24 212
2262 희망 고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08.10 118
2261 희망 백야/최광호 2005.07.28 222
2260 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노라 김우영 2013.05.15 260
2259 흙으로 사람을 - out of earth 박성춘 2011.03.23 567
2258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강민경 2015.10.17 235
2257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4.25 358
2256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3.06 199
2255 흔들리는 것들은 아름답다 황숙진 2008.07.02 439
2254 시조 흑백사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5 283
2253 휴양지 김우영 2012.05.16 115
2252 시조 훌쩍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22 128
2251 후곡리 풍경 손홍집 2006.04.09 368
2250 시조 회원懷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03 117
2249 회상 강민경 2005.09.05 284
2248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19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