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거운 새
2009.12.09 15:48
하늘이 무거운 새
이월란(09/12/06)
무명엽서 속의 푸른 하늘처럼
날개는 주소를 잃어가고 있다
하늘 밑변에 깔린 그림자만 땅을 적시고
유황빛 해 아래 속절없이 익어가는 넋
하늘과 땅이 포개어지던
꿈의 프리즘 속으로 빛길을 내어도
땅 위에 날개를 접고 점처럼 작아져도
비가 되어 내게 스미는 하늘
바람의 손으로 날개를 띄워
오늘도 하늘이 되게 하는데
쇄빙선처럼 허공을 가르는 날개 위에
빙설처럼 부서져 내리는 바람가루
천공을 뒤척이는 하늘 곁에서
비상하는 넋을 이고
추락하는 넋을 지고
별빛에 찔린 두 눈 마저 감고도
다시 온 하늘을 건너 가는 길
깃털 한 점 닿은 적 없건만
하늘이 시리다
손 한 번 적신 적 없건만
온 몸이 젖는다
구름 한 점 싣고 다닌 적 없건만
하늘이 무겁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6459 | 새벽기차 | 김동찬 | 2009.01.02 | 50 |
| 6458 | 내 어머니 무덤가에 | 신영 | 2009.01.05 | 63 |
| » | 하늘이 무거운 새 | 이월란 | 2009.12.09 | 57 |
| 6456 | Mr. 딜레마 | 이월란 | 2009.12.09 | 39 |
| 6455 | 사랑이란 치료제 | 연규호 | 2009.01.02 | 60 |
| 6454 | 윈디가 죽어 | 노기제 | 2009.01.04 | 38 |
| 6453 | 무서운 침묵 | 이월란 | 2009.04.07 | 52 |
| 6452 | 가슴귀 | 이월란 | 2009.04.07 | 53 |
| 6451 | 똥개시인 | 이월란 | 2009.04.07 | 58 |
| 6450 | 전두환의 참회록 | 오영근 | 2009.01.01 | 61 |
| 6449 | 영시 모음 | 석정희 | 2008.12.31 | 52 |
| 6448 | 엄마는 생각 중 | 이월란 | 2009.04.07 | 48 |
| 6447 | 나희(儺戱) | 백선영 | 2008.12.31 | 52 |
| 6446 | 가슴에 지은 집 | 이월란 | 2009.01.02 | 41 |
| 6445 | 풍선 속 남자 | 김영강 | 2008.12.31 | 45 |
| 6444 | 소걸음으로 | 정용진 | 2008.12.31 | 44 |
| 6443 | 잠깐만 | 노기제 | 2009.01.02 | 53 |
| 6442 | 멜라꽁 다리 | 김동찬 | 2008.12.31 | 43 |
| 6441 | 2008년 문화계를 돌아보며 | 김동찬 | 2008.12.31 | 55 |
| 6440 | 지역 신문에 대한 추억 | 김동찬 | 2008.12.31 | 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