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산 9곡계 뗏목 유람

2016.01.28 22:19

최기춘 조회 수:102

무이산 9곡계 뗏목 유람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최기춘

무이산은 중국 남부의 복건성에 있다. 9곡계는 무이산을 감고 흐르는 아홉 군데의 계곡을 일컬어 9곡계라 한다. 우리 일행은 2016년 1월 6일 인천공항에서 중국 하문으로 갔다. 하문에서 2박을 하면서 남정현에 있는 전라갱, 유창루 토루와 탑하촌과 야시장을 관광하고 1월 8일 무이산을 찾았다. 하문에서 무이산까지는 쾌속열차[動車]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2등석을 탔는데 시설이 깨끗하고 시속 300Km 이상을 달려도 전혀 흔들림이 없고 승차감도 좋았다. 무이산을 갈 때는 중국 국제여행안내원과 동승하여 서툰 중국어로 대화 하느라 이곳저곳을 둘러볼 겨를이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1등석을 둘러보니 좌석 공간도 더 넓고 퍽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식당 칸으로 이동하여 맥주와 안주를 주문했다. 맥주와 안주를 가져온 종업원이 단정한 차림인데 친절함이나 공손함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손님인지 구분이 안 되었다. 거만스럽기까지 한 태도에 마음이 상했다. 운행 중에 차안에서 승차권 검사를 하는 승무원의 태도도 식당 칸 종업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시설은 선진국 수준인데 서비스의 질은 많이 뒤떨어졌다.

무이산 역에서 전용버스로 구곡계 뗏목 유람장으로 갔다. 중국은 우리와는 관광지의 운영 체계가 다르다. 전용버스를 타고 뗏목 유람장으로 바로 가도 되는데 풍경구에 도착하면 우리가 타고 간 차에서 내려 꼬마기차나 셔틀 버스를 이용하여 20여분 정도 계곡 상류 뗏목장으로 이동한다. 중국은 어느 관광지나 대부분 관광지내에서 셔틀버스나 이와 유사한 교통수단으로 이동한다. 옛 어른들이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 서방이 번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비효율적이지만 관광지에 체류하는 시간도 늘리고 주차장이나 셔틀버스와 꼬마기차를 운영하면 일자리도 많이 생겨 관광소득도 향상될 것 같다. 돈을 버는 수단은 중국 사람들이 우리보다 한 수 위다. 우리나라 관광지에서도 벤치마킹 해 봄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선장에는 먼저 도착한 많은 사람들이 뗏목을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잡상인들이 여러 가지 물건들을 팔고 있는데 물고기 뜰채를 팔고 있어 퍽 허풍스럽게 느껴졌다. 아무리 물고기가 많다 해도 뗏목을 타고 가면서 뜰채로 고기를 잡을 수 없을 것 같아 웃음이 나왔다. 나중에 보니 전혀 허풍만은 아닌 듯싶었다. 중간에 고기가 많은 곳에서는 월척이 넘는 고기들이 떼를 지어 다녔다. 빵 부스러기를 던져주면 받아먹으려고 뗏목 주위로 몰려드는 걸 보니 소질이 있는 사람들은 뜰채가 있으면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뗏목은 한 척에 6명이 타도록 되어 있었다. 우리가 탄 뗏목에는 김정수 씨, 양명란 씨와 친구, 김숙영 씨 부부가 함께 탔다. 중국 현지 가이드가 귀띔을 해주어 사공들의 봉사료도 미리 주었다. 봉사료를 받아든 사공들이 금세 친절해지고 좋아했다. 사공은 앞 뒤 한 사람씩 두 사람이었다. 앞 사공이 배의 방향을 조정하며 노를 젓고 뒤에선 사공은 노를 젓는 일도 돕지만 주로 해설을 했다. 처음에는 중국어로 빠르게 설명하여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서툰 중국어로 천천히 설명하라고 했더니 우리가 중국말을 하는 것을 신기하게 여기며 중국어를 배웠느냐고 물었다. 중국어 현장학습을 왔다고 했더니 천천히 자상하게 설명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알아듣기에는 어려웠다. 설명을 잘 알아들었으면 더욱 좋으련만 중국어 실력이 모자라 아쉬웠다. 중간에 인터넷에 떠도는 무이산에 대한 시를 중국어로 읊었더니 사공이 더욱 관심을 갖고 자상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듯했다.

山無水不秀

水不山不淸

曲曲山回轉

峯峯水抱流

산은 물이 없으면 수려하지 않고

물은 산이 없으면 맑지 못하다.

골짜기 골짜기마다 산이 돌아가고

봉우리 봉우리마다 물이 감아돈다.

9곡에서 1곡에 이르는 골짜기마다 굽이굽이 기기묘묘하고 수려한 기암괴석이 끊임없이 새롭게 나타났다. 물도 맑고 깨끗했다. 골자기를 돌 때마다 탄성이 나왔다. 시인이 아니더라도 금방 시상이 떠오를 것 같았다. 물살이 빠른 곳에서는 속도감이 즐거워서 소리를 지르고,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 감탄사를 연발하며 모두 즐거워했다. 흐르는 계곡물에 대나무로 엮은 뗏목만 띄워 놓았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모습에 대자연이 준 선물이 부럽기도 했다. 하나라도 더 설명해주려는 뱃사공의 성실한 모습이 고마웠다. 뗏목을 타는 시간은 보통 1시간 반에서 2시간쯤 걸린다. 우리가 뗏목을 타고 제일 먼저 출발했는데 도착은 가장 늦었다. 여름에 한 번 더 가고 싶은 곳이다.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릴 때는 물이 많아 다소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안전장비만 잘 갖추면 그리 위험하지도 않고 스릴이 있을 것 같았다. 여름이면 반바지 차림으로 뗏목을 타고 가다가 뜰채로 물고기도 잡고 수영을 하기도 하면서 한가롭게 구경하면 더욱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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