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


                                               이채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뿌리일 게다
뿌리가 빛을 탐하더냐
행여라도 내 삶의 전부가
꽃의 표정이라고는 생각하지 마


꽃이 필 때까지
나는 차가운 슬픔의 눈물이었어
잎이 돋을 때까지
나는 쓰라린 아픔의 몸무림인 걸


알고 있니
나무가 겨울일 때
뿌리는 숨결마저 얼어붙는다는 걸
꽁꽁 얼어버린 암흑 속에서
더 낮아져야 함을
더 깊어져야 함을 깨닫곤 하지


힘겨울수록
한층 더 강인해지는 나를 발견해
그 어떤 시련도
내 꿈을 빼앗아가진 못하지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분명 뿌리일 게다
뿌리가 흙을 탓하더냐
다만 겨울을 견뎌야 봄이 옴을 알 뿐이지 


*이채 시인: 55세. 제 8 시집 ‘’중년의 고백‘’으로 세종도서 문학부문에 선정됨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 준비 김사빈 2005.12.05 277
148 12월, 우리는 / 임영준 뉴요커 2005.12.05 214
147 하소연 유성룡 2005.11.27 216
146 여고행(旅苦行) 유성룡 2005.11.26 429
145 옛날에 금잔디 서 량 2005.11.26 528
144 자화상(自畵像) 유성룡 2005.11.24 205
143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72
142 고향보감(故鄕寶鑑) 유성룡 2005.11.23 180
141 향기에게 유성룡 2005.11.21 158
140 오래 생각하는 이순신 서 량 2005.11.14 252
139 도마뱀 강민경 2005.11.12 253
138 지역 문예지에 실린 좋은 시를 찾아서 이승하 2005.11.11 680
137 뉴욕의 하늘에 / 임영준 뉴요커 2005.11.11 244
136 가을묵상 성백군 2005.11.06 194
135 추일서정(秋日抒情) 성백군 2005.10.23 429
134 쌍무지개 강민경 2005.10.18 206
133 펩씨와 도토리 김사빈 2005.10.18 297
132 일상이 무료 하면 김사빈 2005.10.18 357
131 무서운 빗방울들이 서 량 2005.10.16 188
130 한 사람을 위한 고백 천일칠 2005.10.13 276
Board Pagination Prev 1 ...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