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


                                               이채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뿌리일 게다
뿌리가 빛을 탐하더냐
행여라도 내 삶의 전부가
꽃의 표정이라고는 생각하지 마


꽃이 필 때까지
나는 차가운 슬픔의 눈물이었어
잎이 돋을 때까지
나는 쓰라린 아픔의 몸무림인 걸


알고 있니
나무가 겨울일 때
뿌리는 숨결마저 얼어붙는다는 걸
꽁꽁 얼어버린 암흑 속에서
더 낮아져야 함을
더 깊어져야 함을 깨닫곤 하지


힘겨울수록
한층 더 강인해지는 나를 발견해
그 어떤 시련도
내 꿈을 빼앗아가진 못하지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분명 뿌리일 게다
뿌리가 흙을 탓하더냐
다만 겨울을 견뎌야 봄이 옴을 알 뿐이지 


*이채 시인: 55세. 제 8 시집 ‘’중년의 고백‘’으로 세종도서 문학부문에 선정됨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08 주시 당하는 것은 그 존재가 확실하다 박성춘 2011.10.25 181
1207 나와 민들레 홀씨 강민경 2012.10.04 181
1206 사랑의 멍울 강민경 2013.05.27 181
1205 어떤 생애 하늘호수 2017.01.20 181
1204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08 181
1203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4.09 181
1202 노숙자 성백군 2005.09.19 182
1201 세상 살아 갈 수 있는 여기는 김사빈 2007.06.04 182
1200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성백군 2014.10.01 182
1199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82
1198 도심 짐승들 하늘호수 2017.05.21 182
1197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182
1196 그리움 하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9.08 182
1195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강민경 2018.07.09 182
1194 올무와 구속/강민경 강민경 2019.06.11 182
1193 출출하거든 건너들 오시게 1 file 유진왕 2021.07.19 182
1192 시조 코로나 19 -반갑지 않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07 182
1191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12.28 182
1190 인생 성백군 2012.02.10 183
1189 내일은 꽃으로 피어난다 윤혜석 2013.06.30 183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