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싶은 길로 가십시오

2009.01.27 05:12

오연희 조회 수:48

가고싶은 길로 가십시오 이제 그만 내 마음에서 당신을 내려놓습니다. 저쪽 길로 가고 싶은 심정으로 이쪽 길을 가는 당신만 같아 힘겨웠습니다 행여나 하여 부질없는 말 많이도 했습니다 마음에 담지 마시고 가고싶은 길로 가십시오 당신의 날개 짓을 편안히 바라볼 수 있도록 내 속에서 요동 치던 바람을 기어이 재우겠습니다 당신은 부디 가고싶은 길로 가십시오 지금을 잊게 해 주십시오 일년이 흐른 후 처럼 지금을 그렇게 잊게 해 주십시오 아니, 몇 년이 흐른 후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의아한 표정으로 되 묻는 그때처럼 그렇게 지금을 잊게 해 주십시오 먼먼 훗날 서늘한 연민의 허허로운 웃음으로 아득한 지금을 떠 올릴 그때 처럼 그렇게 이 순간을 잊게 해 주십시오 -오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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