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장 교실 / 김영교

2009.01.29 18:20

김영교 조회 수:61

무게가 으시대는
한 때는 따스한 체온
편안한 승차 속도가 머물렀던
저 잔해들

폐차장 넓은 뜨락에 쌓인
살점 없는 뼉다구들
어느 충돌 순간에 의식을 잃고
만신창이의 몰꼴로 끌려 온 생
죽어서 까지 넓은 땅을 찾이하는 저 그추장스런 몸집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네 바퀴의 헌신적 밀착
배반한 적 없는 의리의 관계
포장된 지각을 구르는 멈춤없는 저 냉정한 속도
저 하나의 빈 자리는 티도 안난다
인생 차체에 붙어 최선 다한 원형바퀴였던가? 나는

이제
이착륙하는 압축기에
또 한번 압사당하는 재활원

산더미 폐차장 허무앞에
배반도 말고
죽지도 말고
삶의 교통법규에 순종하는 무사고를
운전대 잡은 내 손에 힘이 실린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선서처럼
시동걸린 내 승용차
완벽한 조립속에 행진곡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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