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오십니다

2009.01.29 02:31

오영근 조회 수:53

님이 오십니다
보이지도 않는데
눈치빠른 내 눈은
벌써 생글생글하는 님의
얼굴을 보고 있습니다.

님이 오십니다
들리지도 않는데
코끼리같은 내 귀는
벌써 속삭이는 님의
마음을 듣고 있습니다.

님이 오십니다
가까이도 안왔는데
세파트같은 내 코는
벌써 본능을 좇아 님의
살냄새를 맡고 있습니다.

님이 오십니다
입맞춤도 안했는데
까불이같은 내 혀는
벌써 달콤한 미각을 찾아
님의 입속을 헤멥니다.

님이 오십니다
껴안지도 않았는데
목석같은 내 몸은
벌써 사시나무처럼 떨다
오시는 길목에 누웠습니다.

아아! 님이 오십니다.

나의 사랑하는
중전마마가 납십니다
상감마마가 일어섭니다
포토맥의 아늑한 콘도 방은
행복한 우드뷰 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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