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목련, 자목련
2009.02.11 13:34
자목련, 자목련
장태숙
근 삼년 만에 첫 말문이 트인 걸까요?
하늘 향해 봉긋 연 여섯 송이 도톰한 입술들
짧지 않은 시간
침묵시위로 일관하던 볼품없던 잎사귀들
오뉴월 햇볕에 버짐 핀 얼굴처럼 뚝뚝 떨어져 나갈 때
서 있는 것조차 위태롭던 어린 그녀
천 날의 하늘을 마시고 부르튼 영혼의 발 돋음으로
제 속 시들어 가는 혈관에 쉬지 않고 풀무질 해댔을
노역의 날들을 생각합니다
죽는 것도 사는 것만큼이나 어려워
비탄이 다른 비탄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혼신을 다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직은 초라한 행색입니다만 벌어진 둥근 입술들
제각각 떠드는 소리에 제 귓속이 다 얼얼합니다
장태숙
근 삼년 만에 첫 말문이 트인 걸까요?
하늘 향해 봉긋 연 여섯 송이 도톰한 입술들
짧지 않은 시간
침묵시위로 일관하던 볼품없던 잎사귀들
오뉴월 햇볕에 버짐 핀 얼굴처럼 뚝뚝 떨어져 나갈 때
서 있는 것조차 위태롭던 어린 그녀
천 날의 하늘을 마시고 부르튼 영혼의 발 돋음으로
제 속 시들어 가는 혈관에 쉬지 않고 풀무질 해댔을
노역의 날들을 생각합니다
죽는 것도 사는 것만큼이나 어려워
비탄이 다른 비탄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혼신을 다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직은 초라한 행색입니다만 벌어진 둥근 입술들
제각각 떠드는 소리에 제 귓속이 다 얼얼합니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6639 | 길 위에서 | 박정순 | 2009.04.18 | 48 |
| 6638 | 두부조림 | 이월란 | 2011.07.26 | 48 |
| 6637 | 오역(견공시리즈 108) | 이월란 | 2011.07.26 | 39 |
| 6636 | 포츈쿠키 | 이월란 | 2011.07.26 | 54 |
| 6635 | 나이 | 이월란 | 2011.07.26 | 51 |
| 6634 | ★ 엉킨 타래 | 이주희 | 2011.07.14 | 61 |
| 6633 | 만쟈니따 산장에서 / 김영교 | 김영교 | 2011.07.22 | 66 |
| 6632 | 파 꽃 | 오연희 | 2009.03.16 | 65 |
| 6631 | 논문번역 (윤동주국제문학심포지엄) | 이월란 | 2010.06.07 | 65 |
| 6630 | 수호천사 | 정해정 | 2010.06.07 | 52 |
| 6629 | 파피 꽃, 아름다운 / 김영교 | 김영교 | 2010.06.06 | 57 |
| 6628 | 여자 마음 | 정국희 | 2010.07.23 | 49 |
| 6627 | 구름과 파도 | 최상준 | 2010.07.25 | 40 |
| 6626 | ○ 대나무 숲 | 이주희 | 2009.03.14 | 70 |
| 6625 | 지푸라기 지붕에 오르기까지 | 이영숙 | 2009.03.14 | 58 |
| 6624 | 김치 식후감/김영교 | 김영교 | 2009.02.13 | 61 |
| 6623 | 젓가락/김영교 | 김영교 | 2009.02.13 | 66 |
| 6622 | 막힌 대화 | 이영숙 | 2009.02.12 | 65 |
| 6621 | 홍매(紅梅) | 정용진 | 2009.02.12 | 61 |
| » | 자목련, 자목련 | 장태숙 | 2009.02.11 | 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