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식후감/김영교

2009.02.13 19:55

김영교 조회 수:61

Valentine Day 전날 금요일
어머님 찾아뵙고 돌아오는 한 나절 빗속을 운전했네
고속도로는 비와 속도 그리고 나의 두 귀 뿐

차 안에도 계시는 이여
방송 말씀이 은혜의 빗물이네
때 따라 철따라  필요를 아시고
비를 주시는 주님
나의 갈증과 허기를 채우시네

오늘 할 일을 잊지 않으려
마음 바구니에 담았네
친구의 관절염 손으로 담군 포기김치 독후감을...

사무실 점심 식탁 부자를 행복하게 한
<쥴리 김치> 하선정은 저리가라

뼈없는 갈치에
엄마의 솜씨를 맛본 저녁 식탁
가슴이 짠 콧끝이 시큰

커다란 방에
자작자작한 빛고운 국물에 배를 마주 대고
터질듯 빼꼬이 누워
잘 읶을 때 까지 기다린
포기 배추 자매들의 인내

이기적인 내 입맛을 만족시킨 저 헌신
소금에 절이며 김치내력에 바친 수고
설읶은 자아의 내 모습
부끄러웠네

빈 통 깨끗이 씻고 말려 놓고 보니
나는 무엇으로 채워 보답할까

누군가가 신음할 때
나 또한 사람 김치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먹고 독후감 쓰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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