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 지붕에 오르기까지
2009.03.14 14:16
"지푸라기 지붕에 오르기까지" 볼품없는 지푸라기 하나 손에 넣으시고 누르고 밟고 비틀고 하시더니 지붕에 올리셨다 떠오르는 아침 가장 먼저 보게 하시고 달빛에 익어가는 박 넝쿨 품게 하시며 별들의 두런거림 잘 들을 수 있는 자리에 앉게 하셨다 가녀린 호흡에 직선으로 오르는 맥박 낮달처럼 파리한 얼굴로 조여 오는 가슴 부여안을 때 식은 땀 훔칠 남풍 주시고 시계에는 초침만 있기를 바랐던 상처 난 시간들 중에 작은 숨소리 하나에도 에이는 가슴으로 기다리셨다 비구름 뒤에 무지개 숨겨두셨다 * 시작 노트 * 지푸라기가 그냥 있으면 아픔고 고통도 없지요. 그러나 그 결국은 아궁이 속에서 불타 없어지고 맙니다. 하지만 이엉을 엮을 때 눌리고, 꼬이고, 밟히니 고통과 아픔이 따르겠지요. 그 아픔을 지날 때 지푸라기의 마음을 어서속히 지나기를 바라지요. 너무 힘들어 호흡이 턱에 닿을 것같고, 시계의 시침이 초침처럼 빨리 움직여줘서 금방 끝나버리기를 바라지만, 하나님은 기다리십니다. 잘 연단될 때까지. 모든 연단을 통과한 지푸라기는 지붕에 올라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자리에 앉게 되고, 떠오르는 아침에 밝게 빛나고, 달빛에 박넝쿨도 품게 되고 별들의 소리도 듣게 됩니다. "주께서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는 말씀에 근거하여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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