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꽃

2009.03.16 09:33

오연희 조회 수:65

파 꽃 날렵한 잔파가 스무 단에 99센트 넉넉한 미끼 앞에 한국마켓 박 터지는 날 한 구석에 밀려있는 두툼한 대파가 처량맞다 ‘육개장에는 굵은 대파가 들어가야 제 맛 나는기라’ 내 속에서 들리는 풋풋한 음성 저도 들었다는 듯 화들짝 생기가 도는 팟단 숭숭 썰어 넣고 남은 반 텃밭에 심었다 ‘우리걱정은 마라…너 괜찮으면 다 괜찮다’ 태평양 건너 온 바싹 마른 음성에 울컥 '걱정 안해..안 한다구…’ 꾸역꾸역 육개장 한 그릇 밀어넣었다 종일토록 나를 지휘하는 초록 방망이. ** 오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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