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한 입 베어 물고

                                                                                             

                                                                   조옥동


어둠 한 입 크게 베어 물고

유혹이 두려워 눈을 감는 대신

눈 속에 별빛을 심고 두 팔 날개를 펴

수백광년 은하를 오르다


피가 흐른다

또 다른 우주의 체온이

두 눈 속으로 뜨겁게 흘러드는데

양 손가락들 사이 비집고 가까이

깨어나는 새로운 샛별들 초저녁 조명으로

어둠을 막는다


작은 사랑들이 하늘에서 반짝이는 건

슬픔이 그리움이 가벼워서 아니고

넓은 세상을 뒹구는 미운 돌멩이 하나씩 찾아

은하바다로 집어 던져버리는 손가락 마디마디

물집이 부풀러 터지는 소리


좁은 길 뛰쳐나온 발끝 적셔줄

새벽이슬 품은 골목이 심호흡하다

어둠을 삼키며

빛을 가슴에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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