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수필집 <은비녀> 출간 전후
2016.03.02 18:11
첫수필집 <은비녀> 출간 전후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강 양 순
내가 첫수필집 <은비녀>를 출간하고 나니 세상이 달라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그대로인데 다른 사람이 보는 나는 예전의 나가 아닌 것 같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이래서 문인들이 서둘러 저서를 출간하느라 땀을 흘리는 모양이다. 참으로 감회가 새롭다.
내가 2014년 3월부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에서 김학 교수님께 1년간 수필 공부를 한 일이 떠오른다. 계속하고 싶었으나, 갑자기 건강이 나빠지는 바람에 1년 간 쉬었고, 2015 년 여름특강 때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에 나가서 다시 수필을 공부하게 되었다. 다시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일 년 동안의 공백기간이 있었기에, 다시 글을 쓰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더 열심히 노력했다. 늦깎이로 80이 다 된 나이에 글을 쓰려니,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특강이 끝나갈 무렵 나는 선생님께 책을 한 권 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선생님이 쾌히 승락하셔서 내가 그렇게도 갈망하던, 내 수필집 <은비녀>를 출간하게 되었다. 책 한 권을 엮는다는 일이 그렇게도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늦은 나이에 수필을 쓰기 시작했고 1년 동안 써 온 글을 모아 놓고 보니, 쓸 만한 글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모두가 나의 살아온 이야기이기에 책으로 엮어 남겨두고 싶었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늦깎이 80 고령의 나이에 내 수필집 <은비녀> 가 탄생 되었다. 그 기쁨을 어찌 말로 다할 수 있을까?
수필집이 나온 뒤 수 백 명의 친지와 신문사 그리고 각종 문예지에 수필집을 한 권씩 부치는 작업도 아주 힘들었다. 그러나 지방신문에서 내 수필집이 신간안내로 소개되는 것은 새로운 기쁨이었다. 또 책을 받은 친구들에게서 축하전화가 오고, “축하합니다”란 e-메일이 올 때마다 하늘을 나는 기쁨이었다. 또 아들딸이나 며느리와 사위 그리고 손자손녀들의 축하인사도 나를 즐겁게 했다. 어디 그뿐인가? 자기일처럼 기뻐하는 남편의 은근한 표정도 나를 행복하게 했다. 출판사로 우체국으로 나를 태워다 주는 남편의 고마움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내가 수필가로 등단하여 수필가란 명함을 달고 보니 내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 더구나 첫수필집 <은비녀>를 출간하고 나니 나의 처신이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것은 수필가라면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가 아니던가?
그냥 좋아서 부담 없이 글을 쓰던 때와는 완연히 달랐다. 내 마음이 더 부담스러워졌다. 말씨 하나 행동 하나에이르기까지 다 신경이 쓰이고, 내가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도 궁금해졌다.
한 번 등단작가가 되었다고 해도, 나는 나일 뿐 하루아침에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각오를 다짐했다. 내가 수필가가 되었다는 것은 내가 원하던 목표를 이루었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이 나이에 내 꿈을 이루었고, 자식들에게도 우리 어머니는 수필가였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면 나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수필가가 될 수 있도록 늘 글을 첨삭해 주시고 가르침을 주신 김 학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2016.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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