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하는 님은
2009.03.07 02:50
내 사랑하는 님은
정문선
봄에는 님의 마음 잡을 것 같아
봄보다 더 예쁘게 차려입고 사뿐 걸어갔는데
님은
사방천지 진달래에 마음 뺏겨 계셔요
아,
나, 진달래 되고 싶어
여름에, 님의 마음 잡을 것 같아
여름보다 더 나비처럼 달려갔는데
님은, 내 사랑하는 님은
언덕위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하이얀 구름에
마음 뺏겨 계셔요
아,
나, 뭉게구름 되고 싶어
가을엔 님의 마음 잡을 것 같아
가을보다 더 곱게 단풍들어 걸어갔는데
님은, 내 사랑하는 님은
나뭇잎 적시는 가을비에 마음 뺏겨 계셔요
아,
나, 가을비 되고 싶어
겨울엔 님의 마음 잡을 것 같아
겨울보다 더 깊어가는 눈처럼 다가갔는데
님은, 내 사랑하는 님은 보이지 않고
눈만이 사방천지 아득하네요
아,
나, 봄여름가을겨울
내 사랑하는 님 그리는 사랑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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