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輪廻) ㅡ소이부답심적한(笑而不答心積限)
2016.04.04 02:54
윤회(輪廻)
ㅡ소이부답심적한(笑而不答心積限)
세상 한 바퀴 휘 돌다
어쩌다
구천(九泉)가는 길목에서
염라국(閻羅國) 서기를 만났다
한(限)이 많구나! 가서 한 풀고 다시 오거라
나는 말없이 웃었다
건방지구나, 이놈, 바로 돌려보내라!
저승사자 발길 따라
어딘지로 날려간 그곳ㅡ심산유곡(深山幽谷)
아비 어미가 누군지
그냥 암 것도 모른 채
그 속에서 다시 열 달을 지냈다
하지만 어떠랴 !
왕후장상인지,
도적 놈 강도인지,
흙 수저 은수저 금수저인지
민들레 꽃씨처럼
아무 데나 날려 온 주제에
그 아비가 누군들 알면 뭐하랴 !
어느 날,
한줄기 연기되어 날다가
구천(九泉)가는 길목에서
염라국(閻羅國) 서기를 만나 쫓겨난 놈인 걸...
다시 한 순 배 돌아본들
또 새로이 태어날 백팔번뇌煩惱)
그런들 풀어질까?
나는 깜깜 어둠 속에서
보살(菩薩)처럼 혼자서 소리 없이 웃었다 *
* 소이부답심적한(笑而不答心積限) / 이백의 소이부답심자한(笑而不答心自閑)의 자의적 변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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