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여인으로 살고 싶소 /박영숙
        ㅡ결혼 30주년에


하늘이 문을 열고 새벽을 맞이하듯
그대 가슴 문을 열고 나를 부르면
나는 투명한 햇살 가득
풀 향기같은 향기 머금고
그렇게 한 세월을
그대의 여인으로 살고 싶소

그대 가슴
꽃으로 가득히 피어 있다면
나는 꽃 속에 머무는 향기가 되고
그대 가슴
숲으로 가득히 채워져 있다면
그대만을 위하여 노래 부르는
작은 종달새 되어
그렇게 한 세월을
그대의 여인으로 살고 싶소

하늘 속에 구름이 흘러가듯
강물 위에 나룻배 흘러가듯
바다 속에 숨 쉬는 물고기 살고 있듯이

계절의 풍요로움 속에서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서
세상을 다 가진 행복에 취해서
그렇게 한 세월을
그대의 여인으로 살고 싶소

“영혼의 입맞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