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0 05:02

감기 임

조회 수 1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감기 임/강민경

 

                                    

감기임

왜 아직 떠날 생각을 않는지요

심란해 하는 내 혼잣말에

그게 감기 새끼지 어디 감기 임이냐고

그이는 콕 쥐어박는다

 

병원으로, 한방으로 심지어

생강차, 오렌지 주스, 레몬 차,

극진히 대접받고도 뭉그적거리는 궁둥이

걷어차여야 급히 떠날 거라는 그이의 불평을

 

보물단지처럼 떠받들어야 못 이기는 척

떠날 거라며 다독이는 나를, 어리석다며

그걸 아는 놈이면

나도 벌써 감기임이라고 떠받들었을 것이라 한다.

 

한 달 내내 칭얼칭얼 제 입맛대로 주무르다

툭 하면 불구덩이에, 얼음구덩이에 넣었다 꺼냈다

하고도 성에 안 차, 새우등 만드는

뻔뻔한 얼굴을 봐, 그러니 감기 새끼지

 

나에게 당신은 아직 꽃인데

내 여자를 괴롭히는 요 감기 새끼

궁둥이에 불이라도 싸질러

쫓아내야겠다 하는, 그이의 익살에

내 코맹맹이 소리 숨 가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06 봄기운 : (Fremont, 2월 26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1 176
1105 아들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5 176
1104 간도 운동을 해야 강민경 2015.09.11 176
1103 도심 짐승들 하늘호수 2017.05.21 176
1102 하늘의 눈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9 176
1101 곽상희 8월 서신 - ‘뉴욕의 까치발소리’ 미주문협 2017.08.24 176
1100 꽃보다 나은 미소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4.01 176
1099 편지 김사빈 2007.05.18 175
1098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75
1097 “혀”를 위한 기도 박영숙영 2018.08.19 175
1096 혀공의 눈 강민경 2017.05.26 175
1095 지상에 별천지 강민경 2019.09.23 175
1094 시조 곡비哭婢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5 175
1093 사생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12 175
1092 보내며 맞이하며 헤속목 2021.12.31 175
1091 시조 중심(中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2 175
1090 마지막 기도 유진왕 2022.04.08 175
1089 성백군 2006.04.19 174
1088 가을비 성백군 2014.10.24 174
1087 구름의 득도 하늘호수 2016.08.24 174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