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숨어서 울음 운다

2009.06.23 06:25

박영숙영 조회 수:55

여자는 숨어서 울음 운다


                박영숙

쪽진머리
하햫게 세월을 이고서 단정히 앉아
할머니는 바느질을 하다 말고
중얼중얼 방 안이 터질듯이
어깨의 들썩임으로 채워가고 있었다

어머니가 할머니 나이쯤 되었을 때
비탈진 산 기슭에 밭을 일구다 말고
흙 위에 쓰러질듯 두 다리를 뻗고 앉아
쓸쓸하고, 한스럽고
허무하고 아쉬운 눈에 이슬을 머금고
구만리 창곡속 먼~하늘가를 헤매고 이었다

아~보고 싶다 가난했지만
가슴뿐이었던
내 어머니가 보고싶다
어느덧 나 이제 어머니 나이가 되어서
텃밭에서 잡초를 뽑다 말고
흐르는 눈물을 멈출수가 없어서
하늘을 가로 질러 어머니를 불러본다

딸에서 어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되어도
세상의 모든 여자는
숨어서 울음 울면서
어머니를 그리워 하는데

먼~훗날 언젠가 내 딸이
지금의 내 나이쯤 되었을때
강물이 흘러가는 어느 강가의 숲 속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시’를 읽다 말고
피묻은
그리움에 우는 날이 있을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19 카지노 2 한길수 2009.06.23 48
7018 선릉의 적막한 숲속에서 박정순 2009.06.23 60
» 여자는 숨어서 울음 운다 박영숙영 2009.06.23 55
7016 괜찮은 여자 박정순 2009.06.22 57
7015 소소한 생각들 박정순 2009.06.22 54
7014 사랑합니다. 박정순 2009.06.22 47
7013 생사의 기로 김수영 2014.04.26 51
7012 열여덟 강성재 2009.06.21 51
7011 천진암 2 박정순 2009.06.21 50
7010 한국 국토종단을 끝내고 정찬열 2009.06.21 51
7009 갈대 박정순 2009.06.21 60
7008 자유로를 지나며 박정순 2009.06.20 57
7007 풍경 박정순 2009.06.20 54
7006 인생은 마켓팅이다 장정자 2009.06.18 61
7005 가지 못한 길 박정순 2009.06.18 44
7004 박정순 2009.06.18 60
7003 나무 박정순 2009.06.18 55
7002 오잘공 정용진 2009.07.02 57
7001 마루타 알바----------------유타,덴버 이월란 2009.06.17 53
7000 사막식당------------------덴버,유타 이월란 2009.06.17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