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6 04:43

미루나무 잎들이

조회 수 32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창밖, 건물과 건물 사이

바람에 몸을 뒤채며 팔랑거리는

미루나무 잎 반짝이는 모양이

다이아몬드가 뻗어 내는 크고 작은

빛 알갱이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

흐렸다가도 맑고

밝았다가도 금방 흐려지는

우리 인생살이를 생각합니다

 

그냥 내게 주어진 만큼만

흔들었으면 좋겠는데

광야 같은 삶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린잎들의 아우성에 고이는 진땀

어떤 이유로도 잉태한

생명은 지켜야 합니다

 

폭풍우든, 실바람이든 기쁨이나 슬픔까지

작은 허물조차

다독여 끌어안도록

세상의 슬기 배우라는 강권은

종종 뇌성벽력 같은 충격으로 부딪치게 되지만

너나 나에게 오히려 보약임을 곧 깨달아

흔드는 바람을 피해 정숙한 삶의 꿈을 꿉니다

 

햇빛 찬란한 아침이 순식간에

검은 구름에 가려져 빗방울 떨구는

변덕에도 흔들림 없이 제 나름대로

희로애락(喜怒哀樂) 다듬는

크고 작은 빛의 미루나무 팔랑거리는 잎들 속에

스민 내 모습 대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89 깜박이는 가로등 강민경 2015.11.06 142
1788 깡패시인 이월란 황숙진 2010.03.01 895
1787 시조 깨어나라,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8 185
1786 박성춘 2010.02.23 751
1785 껍질 깨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4 82
1784 꽁지 떼어먹힌 도마뱀(Chameleon) - 김원각 泌縡 2020.11.19 125
1783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7 201
1782 꽃 그늘 아래서 지희선(Hee Sun Chi) 2007.03.11 133
1781 시조 꽃 무릇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30 252
1780 꽃 뱀 강민경 2019.07.02 84
1779 꽃 속에 왕벌 하늘호수 2016.09.28 206
1778 꽃 앞에 서면 강민경 2018.05.11 172
1777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2
1776 꽃, 지다 / 성벡군 하늘호수 2015.08.10 253
1775 꽃가루 알레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11 18
1774 꽃들의 봄 마중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3.12 95
1773 시조 꽃등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5 120
1772 꽃망울 터치다 김우영 2012.11.01 450
1771 꽃보다 나은 미소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4.01 196
1770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182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