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8 18:59

화장하는 새

조회 수 33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화장하는 새/강민경

 

 

짹짹

이른 아침 창 밖을 보는데

털이 부스스한 어린 참새 두 마리

베란다 난간에 앉아

노란 주둥이로

이리저리 자근자근 더듬거리며

깃털을 다듬는다

 

서로서로 화장시켜주고

바로 잡아주는 정겨움을 보다가

언니 오빠 동생들에게

사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내가 한심해서

새들 앞에 부끄러운데

언제 어디서 쫓아 왔는지

새끼들 날개 아래 품고 길고 단단한 부리로

엉킨 깃털을 바로 잡아주는 부산스러움을 보다가

스스로 위로해 본다

 

새나 사람이

제 새끼 사랑하기는 마찬가지

형제자매에게 소홀했던 마음 가라앉히며

이젠 아이들 다 크고 살림 내보내고 나니

형제자매들 우애 있게 지내라는 부모님 말씀

회상하여 그동안 뜸했든 관계

통화하고 털어내느라

내 입술 화장발이 짙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65 시조 동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3 184
1164 인생 성백군 2012.02.10 183
1163 내일은 꽃으로 피어난다 윤혜석 2013.06.30 183
1162 파도에게 당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10 183
1161 시조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8 183
1160 시조 점촌역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19 183
1159 신선이 따로 있나 1 유진왕 2021.07.21 183
1158 시조 봄볕/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9 183
1157 Exit to Hoover 천일칠 2005.02.19 182
1156 해바라기 백야/최광호 2005.07.28 182
1155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182
1154 촛불 강민경 2014.12.01 182
1153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16 182
1152 하와이 단풍 강민경 2017.10.24 182
1151 용서를 구해보세요 김원각 2 泌縡 2021.02.28 182
1150 가을묵상 성백군 2005.11.06 181
1149 발자국 성백군 2005.12.15 181
1148 세상 살아 갈 수 있는 여기는 김사빈 2007.06.04 181
1147 초월심리학과 정신이상 박성춘 2008.02.11 181
1146 기회 작은나무 2019.06.22 181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