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8 18:59

화장하는 새

조회 수 3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화장하는 새/강민경

 

 

짹짹

이른 아침 창 밖을 보는데

털이 부스스한 어린 참새 두 마리

베란다 난간에 앉아

노란 주둥이로

이리저리 자근자근 더듬거리며

깃털을 다듬는다

 

서로서로 화장시켜주고

바로 잡아주는 정겨움을 보다가

언니 오빠 동생들에게

사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내가 한심해서

새들 앞에 부끄러운데

언제 어디서 쫓아 왔는지

새끼들 날개 아래 품고 길고 단단한 부리로

엉킨 깃털을 바로 잡아주는 부산스러움을 보다가

스스로 위로해 본다

 

새나 사람이

제 새끼 사랑하기는 마찬가지

형제자매에게 소홀했던 마음 가라앉히며

이젠 아이들 다 크고 살림 내보내고 나니

형제자매들 우애 있게 지내라는 부모님 말씀

회상하여 그동안 뜸했든 관계

통화하고 털어내느라

내 입술 화장발이 짙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69 봄,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28 129
1168 봄, 까꿍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2.14 139
1167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156
1166 봄 볕 천일칠 2005.01.31 282
1165 봄 배웅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0 223
1164 봄 날 이일영 2014.03.21 200
1163 봄 그늘 하늘호수 2018.03.21 60
1162 시조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8 194
1161 시조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3 124
1160 성백군 2006.04.19 177
1159 볶음 멸치 한 마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9 117
1158 복이 다 복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2 164
1157 복숭아꽃/정용진 정용진 2015.03.24 227
1156 복숭아 꽃/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04 108
1155 복숭아 거시기 1 유진왕 2021.07.16 95
1154 시조 복수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2 132
1153 시조 복수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3 258
1152 보훈 정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16 118
1151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강민경 2013.11.17 217
1150 보내며 맞이하며 헤속목 2021.12.31 180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