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한 총

2009.10.08 12:17

이월란 조회 수:58



안락한 총



이월란(09/10/06)



그에겐 총이 두 자루 있다 한 자루는 007가방 비밀번호와 함께 내장되어 있고 한 자루는 차고 다닌다 단단하고 차가운 감촉이 앞 주머니에 들어 있을땐 음낭이 쪼그라들었고 벨트에 차고 있을 땐 쇳바람으로 아랫배가 뭉근해졌다 그는 매일 총알을 사기 위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뿌리고 돈을 벌러다닌다 총이 몽둥이처럼 커질 때마다 그는 더 열심히 짐승의 문양이 새겨진 탄환을 사들였다 명중률 백 퍼센트로 그가 조준하는 것들은 지금도 방탄 피부로 진화 중이다 총탄은 빗발치듯 발사되어도 불임의 포궁 속에서 씨물처럼 녹아내린다 그 때마다 바다냄새가 진동을 했다 쓰나미처럼 우릴 쓸어버려 마침내 버리고 온 비린 바다, 스나이퍼처럼 정확하게 사정 한 그가 허물을 입고 있는 귓가에 속삭인다 내 안에 있는 널 쏠거야 날개를 버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39 다드미 소리 최상준 2013.03.04 73
7338 숙녀와 여자 서용덕 2013.08.13 57
7337 제 구도를 그리며(여행 수필) 지희선 2009.10.09 51
7336 흑염소탕 이월란 2009.10.08 63
7335 과수원댁 이월란 2009.10.08 51
» 안락한 총 이월란 2009.10.08 58
7333 한숨동지(견공시리즈 37) 이월란 2009.10.08 51
7332 몸길 이월란 2010.10.29 72
7331 원정(園丁) 정용진 2009.10.03 54
7330 천년협곡에서 강성재 2009.10.10 66
7329 망령되이 이영숙 2009.10.03 43
7328 카스트라토(견공시리즈 35) 이월란 2009.10.01 53
7327 사랑이라 부르면 이월란 2009.10.01 29
7326 死語 이월란 2009.10.01 60
7325 고희(古稀) 정용진 2009.10.01 68
7324 죽어가는 전화 이월란 2009.10.01 60
7323 시조가 있는 수필-<작은 새 한 마리> 지희선 2009.09.30 39
7322 구두의 역사 이월란 2009.09.29 37
7321 기묘한 족보(견공시리즈 34) 이월란 2009.09.29 27
7320 마른 꽃 이월란 2009.09.29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