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8 02:59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조회 수 21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 쉬는 값 

  

                     고현혜(Tanya Ko) 

  

 

 

 

  거실 천장까지 쌓여 있는 나무를  

 

   벌거숭이 나무가 마루가 되려면 

 

  드는 돈도 시간도 엄청나대 

 

  기다란 생참나무 뻗어 있는 모양 

  아—―  죽은 코끼리가 누워 있는  같아 

 

   남자  소리로 말하길 

   나무가 제대로  마루가 되려면 

    온도에 먼저 자기  온도를 맞추어야 한다는 거야 

 

  그런데 나무가 숨을 쉬지 않는 거야 

 

  일주일이 가고 

 

   달이 가고 

 

   남자 매일 와서 

 

  어깨에 힘을 주고 힐끔 힐끔 

  나무 온도만 재는 거야 

  

   쉬지 않은  참나무를 보면 

  내가 숨이 막혀 오는 거야 

  쓸모없는, 버림받은……

 

  보내야   

 

   생각을 말하고 싶어 

  거짓으로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착한 척—― 

  참한 여자는 자기생각을 말하지도, 

  남자에게 자기주장을 펼치지도 않는 거라고 

  

  도대체  쉬는 값이 얼마야 

 

  웹진 『시인광장』 2016 7월호 발표

   ​​ ​​​​​  


고현혜 (Tanya Ko) 시인

 

1993년 《한국시》로 등단. 안티오크 대학에서 문예창작 석사.

시집으로 영한시집 『일점 오세』,  영시집 Yellow Flowers on a Rainy Day』와

시집 『나는 나의 어머니가 되어』가 있음.

영시 「Comfort Woman" Women's National Book Association」가 2015년 영예의 시 선정됨.

현재 미국 거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0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7 137
929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3
928 나목(裸木)의 울음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24 86
927 어느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30 337
926 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강민경 2019.01.01 150
925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287
924 사랑의 미로/강민경 강민경 2019.01.07 208
923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96
922 부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17 83
921 풀잎의 연가 강민경 2019.01.18 125
920 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24 121
919 우리들의 애인임을 강민경 2019.01.26 173
918 자꾸 일어서는 머리카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30 162
917 촛불/강민경 강민경 2019.02.03 86
916 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05 87
915 벌과의 동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2 101
914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강민경 2019.02.16 239
913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9 79
912 기타 시인이여, 너를 써라-곽상희 서신 미주문협 2019.02.21 137
911 묵언(默言)(1) 2 작은나무 2019.02.21 173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