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8 02:59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조회 수 2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 쉬는 값 

  

                     고현혜(Tanya Ko) 

  

 

 

 

  거실 천장까지 쌓여 있는 나무를  

 

   벌거숭이 나무가 마루가 되려면 

 

  드는 돈도 시간도 엄청나대 

 

  기다란 생참나무 뻗어 있는 모양 

  아—―  죽은 코끼리가 누워 있는  같아 

 

   남자  소리로 말하길 

   나무가 제대로  마루가 되려면 

    온도에 먼저 자기  온도를 맞추어야 한다는 거야 

 

  그런데 나무가 숨을 쉬지 않는 거야 

 

  일주일이 가고 

 

   달이 가고 

 

   남자 매일 와서 

 

  어깨에 힘을 주고 힐끔 힐끔 

  나무 온도만 재는 거야 

  

   쉬지 않은  참나무를 보면 

  내가 숨이 막혀 오는 거야 

  쓸모없는, 버림받은……

 

  보내야   

 

   생각을 말하고 싶어 

  거짓으로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착한 척—― 

  참한 여자는 자기생각을 말하지도, 

  남자에게 자기주장을 펼치지도 않는 거라고 

  

  도대체  쉬는 값이 얼마야 

 

  웹진 『시인광장』 2016 7월호 발표

   ​​ ​​​​​  


고현혜 (Tanya Ko) 시인

 

1993년 《한국시》로 등단. 안티오크 대학에서 문예창작 석사.

시집으로 영한시집 『일점 오세』,  영시집 Yellow Flowers on a Rainy Day』와

시집 『나는 나의 어머니가 되어』가 있음.

영시 「Comfort Woman" Women's National Book Association」가 2015년 영예의 시 선정됨.

현재 미국 거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29 검증 김사빈 2008.02.25 190
1128 어둠 속 날선 빛 성백군 2014.11.14 190
1127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190
1126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0
1125 " 이제 알았어요 " " NOW I KNOW " young kim 2021.03.23 190
1124 무서운 빗방울들이 서 량 2005.10.16 189
1123 발자국 성백군 2005.12.15 189
1122 하늘의 눈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9 189
1121 새분(糞) 작은나무 2019.03.12 189
1120 코스모스 길가에서 천일칠 2005.09.26 188
1119 약속 유성룡 2006.05.26 188
1118 들국화 강민경 2007.12.29 188
1117 “혀”를 위한 기도 박영숙영 2018.08.19 188
1116 대낮인데 별빛이 강민경 2017.12.07 188
1115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강민경 2018.07.09 188
1114 기회 작은나무 2019.06.22 188
1113 안아 보고 싶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4.23 188
1112 7 월 강민경 2007.07.25 187
1111 원죄 이월란 2008.03.21 187
1110 (단편) 나비가 되어 (2) 윤혜석 2013.06.23 187
Board Pagination Prev 1 ...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