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2009.10.16 04:41

장태숙 조회 수:53

  전화
                  장태숙

가끔은 너의 입 틀어막고 싶을 때가 있다
네가 반응하지 못하는 먼 곳,
훌쩍 떠나고 싶을 때도 있다

비명의 전자음이 내지르는 기막힌 유혹
평평한 순간이 팽팽히 날 선 채 사납게 물결치고
목덜미 잡힌 집중의 시간이 화들짝 달아난다
의기소침
못 이기는 척 손이 먼저 뻗어 나가는 이 몹쓸 호기심
번번이 총 맞은 사냥감처럼 뒤로 나자빠지지만
사람과 사람사이 흩어졌던 길들 모으기도 하지만
슬그머니 중무장 전투복 무장해제 하는 날에는
간 밤 길몽이라도 꾸었을까
웃음 활짝 핀 글라디올러스 붉은 꽃
깜짝 튀어 나오기도 하고
먼 나라 착한 음성 가진 별들 또록또록 굴러 나오기도 한다    

말의 요철들 가슴에 칼금 내리치는 날에는
불면의 나날
오랫동안 시든 살 속 파먹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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