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고 싶은 시 - 어머니의 언더라인/박목월
2016.07.26 21:33
어머니의 언더라인
박목월
유품으로는
그것뿐이다.
붉은 언더라인이 그어진
우리 어머니의 성경책.
가난과
인내와
기도로 일생을 보내신 어머니는
파주의 잔디를 덮고 잠드셨다.
오늘은 가배절
흐르는 달빛에 산천은 젖었는데
이 세상에 남기신
어머니의 유품은
그것뿐이다.
가죽으로 장정된
모서리마다 헐어버린
말씀의 책
어머니가 그으신
붉은 언더라인은
당신의 신앙을 위한 것이지만
오늘은
이순의 아들을 깨우치고
당신을 통하여
지고하신 분을 뵙게 된다
동양의 깊은 달밤에
더듬거리며 읽는
어머니의 붉은 언더라인
당신의 신앙이
지팡이가 되어 더듬거리며
따라가는 길에
내 안에 울리는
어머니의 기도 소리* 수록 시집명 - 박목월 유고 시집 2000년 8월1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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