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절같은 눔

2010.06.17 00:35

구자애 조회 수:72

도외지에서 공무원인 아들이
퇴직하면  내려와  살거라고
틈날 때마다
70넘은 노모의 집에 묘목을 사다 심는다
급기야는 텃밭에 벚나무까지 사다 심는다
` 낭구 하나면 개새끼가 몇 마린디`
평소에도 마뜩지 않던 노모
한 해 두 해 지나 벚꽃은 자지러지고
잎잎은 자꾸 넓어져
곡식보다 그늘이 많아지자
봄볕 좋은 어느 날  
벌겋게 상기된 느닷없는 목소리
토방위로 튀어올랐다  
시절같은 눔!
갱운기 들어갈 디는 냉기구 심어야할 꺼 아녀
인제, 워측할껴
손에는 노모보다 더 부화가 난
호미자루가 들려 있다



* 바보, 멍청이 같은 놈  - 충청남도 당진지방의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