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조각가

2009.11.17 11:01

이영숙 조회 수:54

나의 호흡이 벼랑 끝에 가느다란 가지에 매달려 있습니다.
진정한 재창조는 죽음 후에 오는 것이다.

칼날이 너무 날카롭습니다.
칼이 무디어서 더 날카로운 것으로 바꾸어야겠다.
뼛가루가 생선 비늘 되어 떨어집니다.
더 깊숙이 파야겠다. 이 부분은 많이 파야 내가 원하는 아름다운 모양이 나오기 때문이다.
기나 긴 시간들에 지쳐있는 내 몸에 나이태가 지워졌습니다.
좋은 품질은 오랫동안 다듬어야 한다.
각양각색의 칼들이, 끌들이 나의 심장을 찌르고 폐를 뚫고 뼈 속 깊이 파헤쳤습니다.  그들에 대한 나의 분노가 활화산입니다.
그들은 나의 계획을 위해 사용된 도구들이다.  너를 온전한 모습으로 만들기 위하여 내 손에 쥐어진 도구들.

차라리 하늘 나는 작은 새가 부러운 순간들입니다.
하늘을 나는 작은 새도 내 뜻이 아니고는 단 한 마리도 떨어지지 않는다.

나의 한 호흡이 당신 손에 있습니다.


8/29/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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