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령산

2016.08.02 06:13

김창임 조회 수:92

축령산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김창임



내 고향 장성군 서삼면에는 축령산이 있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그곳으로 소풍도 가고 쑥을 캐려고 가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그곳이 그리 멀지않았고 좋은 산이어서 갔었다. 그런데 요즈음에 와서는 다른 산들과는 달리 아주 특별한 곳으로 바뀌었다. 축령산은 건강에 좋은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으로 가꾸어져 있어서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축령산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태백산맥’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덕분에 주변에 영화 마을이 들어서고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조림사업기념비가 세워져있는 곳에서 금곡영화마을 쪽을 향하여 울창한 편백나무 숲길을 천천히 걷노라면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의 축령산 숲은 독림가 임종국 선생이 한국 전쟁으로 황폐해진 산에 30여 년 동안 쉬지 않고 해마다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으면서 가꾸었다. 임종국 선생은 다른 지역에 있는 산에서 편백나무와 삼나무들이 자라는 것을 보고 축령산 자락 10,000 ㎡에 삼나무와 편백 5,000본을 시험 삼아 심어보았다고 한다. 그는 몇 년 동안 나무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본 뒤 1956년부터 30여 년 동안 260만 ㎡에 78만 본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극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는 직접 산에 오르내리며 물 지개를 지고 일일이 물을 주며 키웠다고 한다.

숲길은 필암서원과 홍길동 테마파크에 가까운 추암리와 북일면 방면의 모암리 저수지 쪽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 아직 30, 40 년생들로 이루어진 울창한 숲에는 성장이 한창인 건장한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로 가득하다. 그래서 이곳에 살면서 삼림욕을 자주 하면 몸속의 피가 완전히 정화되므로 병원에서 포기한 환자들까지도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또 숲이 좋아 어떤 사람은 등산이나 산책으로도 모자라서 아예 산 아랫마을에 집을 짓고 살림까지 한다고 한다. 자연은 어지간한 병들을 치유케 한다고 하니 먼저 우리의 건강을 위하여 자연과 꼭 친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산에 나무를 많이 심으면 공기가 좋아지고, 홍수나 가뭄을 막아주며 경관이 수려해져 관광하기에도 좋으며, 또 많은 목재와 임산물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여러 가지 혜택을 주는 나무 특히 질병을 치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이 요즈음 각광을 받고 있다. 축령산에 이런 좋은 숲이 있는 줄 몰랐는데 얼마 전에 방송에 소개된 뒤부터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이 내 고향 축령산에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지금은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100여만 주 이상 자라고 있는 보물 같은 축령산 추암리 쪽 입구에서 오르다 보면 조림사업기념비를 만날 수 있다.

임종국 선생의 묘는 수목장으로 했기 때문에 조림사업기념비만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서있다. 생각보다 자리를 조금 차지하고 있어서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한다. 임종국 선생은 나라와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큰일을 해놓고도 당신 자신의 묘는 수목장으로 하고 또 비도 수수하게 남기도록 했으니 참으로 훌륭한 분임을 알 수 있다. 우리도 그분의 고귀한 뜻을 본받아 검소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마지막 세상을 떠나면서 자기 자신의 자취를 화려하게 남기고 가려 하는데 이는 삼가야 할 일이 아닐까? 제발 온 국민들이 국토를 조금이라도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실천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스피노자와 종교개혁자인 마틴 루터가 “내일 이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한 것처럼 나무를 심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과 우리 후세들을 위해서도 숲을 잘 가꾸어나가야 하리라.

우리 부부는 이따금 축령산에 가서 산책도 하고 또 휴식도 취한다. 특히 여름철에 가면 그늘이 많아서 모자가 필요 없을 정도로 나무가 꽉 차있어서 시원하고 상쾌하다. 나는 앞으로도 임종국 선생이 심어 놓은 편백나무 숲이 있는 축령산을 자주 찾아가 산책을 하고, 숲과 대화도 나누며, 건강한 삶을 위해서 노력할 생각이다. ‘축령산아! 네가 있어 행복하구나!정말 고맙다.’

(2016.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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