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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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16.08.15 08:05

알래스카

조회 수 97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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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이월란

  

 

자유가 끊임없이 내리는 핸들 앞에

ALASKA 번호판이 끼어든다

오래전, 군용비행기에 실려 잠시 날개 접었던 곳

군 기지 휴게실 창밖으로 보이는 랭겔 산맥의 눈은

트랩이 닿지 않는 하늘처럼 하얗고 높았다

백인과 피가 섞인 여름에 잡은 물고기를

호호 불며 이글루 속에서 동면하는

알류트족의 이 아닌

지루했던 십대의 방황처럼

지도 위에 없는 낯선 도시, 낯선 활주로를 달린다

알래스칸이 모는 알래스카를 따라간다

언젠가는 사라질 베링 육교를 타고 시베리아로 달린다

꿈처럼 낮아지고 또 낮아진 해수면 위로

매머드를 좇는 홍적세의 인간처럼

다져진 새 땅을 밟고 아메리카로 걸어 온

나는 빙하의 생물

빙하빙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웅대한 기억의 크루즈는

초저공비행도 가능하지, 우회 항행도 가능하지

제트 엔진이 읽어내는 기억의 데이터는 끝이 없어

작은 섬 버리고 큰 섬으로 온 뜨거운 정수리를 이고

예감 없이 차선을 바꿔버린 나는 저체온증의 알래스칸

질주하는 기억 속으로 멀어져가는 저 에스키모를
따라가기엔 한 발 늦었다

늘 놓쳐버리고서야 뒤돌아보던, 그 눈부시게 시린 것들

초음파 심도계 같은 오른발이 누르는 가속페달로

기억의 간선도로 위

교통량이 적설량처럼 부쩍 느는 시간이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순백을 품고 누워

나는 한동안 백야로 접어들겠다


?
  • ?
    Chuck 2016.08.15 11:32
    Stay tune..

    "https://www.youtube.com/embed/7Fu3xlT0B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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