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432
어제:
978
전체:
4,980,492

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16.08.15 08:05

알래스카

조회 수 97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알래스카

 

이월란

  

 

자유가 끊임없이 내리는 핸들 앞에

ALASKA 번호판이 끼어든다

오래전, 군용비행기에 실려 잠시 날개 접었던 곳

군 기지 휴게실 창밖으로 보이는 랭겔 산맥의 눈은

트랩이 닿지 않는 하늘처럼 하얗고 높았다

백인과 피가 섞인 여름에 잡은 물고기를

호호 불며 이글루 속에서 동면하는

알류트족의 이 아닌

지루했던 십대의 방황처럼

지도 위에 없는 낯선 도시, 낯선 활주로를 달린다

알래스칸이 모는 알래스카를 따라간다

언젠가는 사라질 베링 육교를 타고 시베리아로 달린다

꿈처럼 낮아지고 또 낮아진 해수면 위로

매머드를 좇는 홍적세의 인간처럼

다져진 새 땅을 밟고 아메리카로 걸어 온

나는 빙하의 생물

빙하빙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웅대한 기억의 크루즈는

초저공비행도 가능하지, 우회 항행도 가능하지

제트 엔진이 읽어내는 기억의 데이터는 끝이 없어

작은 섬 버리고 큰 섬으로 온 뜨거운 정수리를 이고

예감 없이 차선을 바꿔버린 나는 저체온증의 알래스칸

질주하는 기억 속으로 멀어져가는 저 에스키모를
따라가기엔 한 발 늦었다

늘 놓쳐버리고서야 뒤돌아보던, 그 눈부시게 시린 것들

초음파 심도계 같은 오른발이 누르는 가속페달로

기억의 간선도로 위

교통량이 적설량처럼 부쩍 느는 시간이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순백을 품고 누워

나는 한동안 백야로 접어들겠다


?
  • ?
    Chuck 2016.08.15 11:32
    Stay tune..

    "https://www.youtube.com/embed/7Fu3xlT0BR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51 영시 Fall Revolution 이월란 2016.08.16 36143
1550 영시 A Witness 이월란 2016.08.16 43
1549 영시 A Freeway on a Cloudy Day 이월란 2016.08.16 5079
1548 영시 A Winter Hairtail 이월란 2016.08.16 72
1547 영시 A Snail Day 1 이월란 2016.08.16 26
1546 영시 A Toby's Confession 이월란 2016.08.16 15
1545 영시 Guinea Pig Arbeit 이월란 2016.08.16 11751
1544 영시 Someone is Cancelling Me 1 이월란 2016.08.16 62
1543 영시 E.R. God 이월란 2016.08.16 104003
1542 영시 Dealings 이월란 2016.08.16 53
1541 영시 A Secret 이월란 2016.08.16 12
1540 영시 Dead End 이월란 2016.08.16 25
1539 영시 Kiabai 이월란 2016.08.16 33
1538 영시 Crying 이월란 2016.08.16 55
1537 영시 The First Kiss 이월란 2016.08.16 36
1536 영시 A Full Belly 이월란 2016.08.16 172572
1535 영시 Lasik 이월란 2016.08.16 3163
» 제3시집 알래스카 1 이월란 2016.08.15 97
1533 영시집 The Reason / The Author, About the publishers 이월란 2016.08.15 21987
1532 제3시집 오래된 단서 / 해설 (유성호) file 이월란 2016.08.15 10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