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란 시인의 발표된 작품들을 열어보면 개성적이고 표현에서 감각적인 세계를 깊이 간직하고 있다. 흔히 말하길 여성시는 여성다워야 하고 남성의 시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 말이 이치에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성이 여성 같을 수도 있고 여성이 남성 같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오는 이질감이 더 큰 효과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숨 가쁜 입김으로 언 땅을 헤집고
겨울잠에서 깨어난 찬피동물처럼
-「잔풀나기」 중에서
이월란 시인은 시의 선이 크고 잠드는 시정이 아니고 눈 뜨고 있는 시의 맥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여성시맥은 크기ㅔ 한을 잊지 못했다. 노천명이나 아니면 모윤숙 또 그 외의 여성 시인들의 작품이 보이고 있는 시의 맥이 한을 노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시정을 여기서 고르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월란 여류시인이 그 출발의 맥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다림이 더욱 크고 내일이 더욱 밝게 보인다는 뜻이다.
이월란 시인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한국에 오면, 꼭 인사를 하러 먼 길에서 달려오는 그의 정성은 시를 아끼고 사랑하는 문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 시 몇 편으로 한 시인의 미래의 문이 금방 열리지는 못하지만 아치미에 해가 뜨는 것처럼 이월란의 시의 세계는 크게 뜨리라 본다.
이월란 시인의 시집 상재를 마음에 묶어 축하한다. 한 명의 제자가 시원고를 전해 주는 마음에 이 시들이 멀리멀리 독자에세 다가가는 날개가 되리라 본다. 이 땅 위에 새 생명체가 솟아나는 문학이 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