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그리우면 조개를 산다 / 석정희



바다가 그리우면
조개를 산다
다문 껍질 속에
바다를 물고 있는
조개를 산다
그 속에 감춘 속살
탐내는 사람들
석쇠에 굽고 삶아도
먼저 바닷물 토하고
피를 쏟는
조개를 산다
모래에 묻혀
생명을 키워 온
둥근 몸에 품은 바다
바다가 그리우면
나는 조개를 산다
사람들 북적이는
수퍼에서
큰 조개를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