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이 꽂히는 남자 / 김영교
2010.03.10 19:26
-T씨에게
그 날
휘감은 팔을 풀고
황태자의 품을 벗어나
6월의 밤이 기다리는 밖으로 나왔다
가슴이 가 닿은 곳
엘에이 서쪽 싼타모니카 해변
열두 손가락 있는 대로 펴 더듬고 쓰담는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어둠을 가르며
별빛 총총 내려다보는
밤공기 덥석 부둥켜안고
부비고 어루만지며
"난 이런 날씨 너무 좋아"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탄성
"난 이 순간 김샘이 주무르는 날씨이고 싶다"
허공을 부러워하는 T씨의 익살을 사랑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바다에 가면
황태자 가슴보다 넓은 호탕한 익살 떠오른다
T씨의 날씨가 되려고
오늘도
귀 기우리는
일기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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