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 / 김영교
2010.03.17 01:52
마음마당에 빗자루 하나 서있다
새벽마다
'고백'에 내려놓는 빗질 한 번
'반성'에 아뢰는 빗질 두 번
'간구'에 읊조리는 빗질 세 번
'통회'에 속을 토해내는 빗질 일곱 번
마당 쓸기 끝낼 무렵
호흡의 산이나 계곡이 평지 같음이여
변화 없는 언행의 제 자리 걸음
더욱 굳은 고정관념이 밟고
넓혀지지 않는 편견의 시각이 들 쑤셔
삶의 마당은 여전히 더럽고 어지러워
하루의 첫 시간을 낭비한 빗질이 헛수고로 남아
가슴을 쥐어뜯는 안타까움
참회의 통로에 엎드린 여린 마음
있는 힘과 진을 쏟아
독대를 울부짖는다
등줄기에 진땀이 흐른다, 밀려오는 눈물을 타고
'생떼'가 아닌 받은 것에 목 메이는 '감사'가
드디어 나를 고꾸라뜨린다
당신의 뜻에 합당한 빗질
드디어 온전한 순종이 왕래의 길을 터
성령 충만이 기적처럼 비 내리고
기쁨이 줄서는
메타노이아 180도 방향 바꾸기
햇빛가득 보드라운 마당은
이미 어제의 뜨락이 아니다
죄의 검부러기 날아 들어오면
허리 굽힌 빗자루 또 쓸고 털어낸다
꼭꼭 밟아주기를 기다리는 뜨락
“주여, 어서 오소서”
마당 한 복판에서 빗자루가 허리 굽혀
아주 반가운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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