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의 창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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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장 (2)
2005.01.08 08:21
채석장에서(2)
달 뜨는 밤이면
채석장의 바위들은
머리에 청솔을 받쳐들고
바위 틈에 낀 청솔들은
떠오르는 달을 머리에 이고 일어선다
낮이면 석공들이 찾아와
바위를 자르고 깎아내어
집도 짓고 조각품도 만들지만
정작 바위가 바라는 것은
이끼 낀 천년 세월 속
스스로 부서지고 부서져서
흙으로 돌아가 청솔 키우는 일이다
먼저 저승 간 친구는
금송* 한 그루 키우느라고
흙도 가마솥에 삶더니
지금은 달빛이라도 되어서
저 바위산 청솔 비추고 있을까
사시 사철 바위산에 빗발 뿌리고
바위를 흙으로 부서내리는
제피로스* 바람처럼
나도 내일부터
뒷뜰에 박힌 돌에 물이라도 주어야겠다
언젠가는 돌이 흙이 되고
저 허리 굽은 청솔 바로 받쳐들게
* 금송(金松) – 잎이 크고 아름다운 관상용 소나무.
* 제피로스 – 그리스 신화속의 바람의 신
달 뜨는 밤이면
채석장의 바위들은
머리에 청솔을 받쳐들고
바위 틈에 낀 청솔들은
떠오르는 달을 머리에 이고 일어선다
낮이면 석공들이 찾아와
바위를 자르고 깎아내어
집도 짓고 조각품도 만들지만
정작 바위가 바라는 것은
이끼 낀 천년 세월 속
스스로 부서지고 부서져서
흙으로 돌아가 청솔 키우는 일이다
먼저 저승 간 친구는
금송* 한 그루 키우느라고
흙도 가마솥에 삶더니
지금은 달빛이라도 되어서
저 바위산 청솔 비추고 있을까
사시 사철 바위산에 빗발 뿌리고
바위를 흙으로 부서내리는
제피로스* 바람처럼
나도 내일부터
뒷뜰에 박힌 돌에 물이라도 주어야겠다
언젠가는 돌이 흙이 되고
저 허리 굽은 청솔 바로 받쳐들게
* 금송(金松) – 잎이 크고 아름다운 관상용 소나무.
* 제피로스 – 그리스 신화속의 바람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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