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의 창작실
| 박영호의 창작실 | 목로주점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화영상 | 일반영상 | 영상시 | 그림감상실 | 독자마당 | 음악감상실 |
새벽 강변에서
2006.03.29 07:29
푸른 안개 자욱히 피어오르는
새벽 강변에 서면
내 어린 시절
찌는 삼복 더위 흐린 달밤에
나를 안고 강물에 들어가 몸을 식히던
내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강물위에 아른 아른 떠오른다
새벽 첫 종소리에 잠이 깨어
머리에 동백기름 발라 곱게 빗고
성당 언덕길을 오르시던
할머니의 뒷모습이
하필 이 강변에서 떠오르는 것은
나도 이제는
어디론가 돌아가고 있을
내 뒷 모습이 내게 보여서 일게다.
강물에 잠긴 내 얼굴
꽃이 피고지고 피고지고
떨어진 꽃잎들이
이제는 저승꽃이 되었는가
씻어도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그 무수한 들짐승 발자국같은 자국들
나도 어느날 저 들짐승들처럼
저 대지 속으로 사라져 가겠지만
그래도 먼 훗날
한번쯤
이 새벽 강변에서
다시 푸른 안개로 피어올라
나를 기억하는 그 누군가에게
내 뒷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새벽 강변에 서면
내 어린 시절
찌는 삼복 더위 흐린 달밤에
나를 안고 강물에 들어가 몸을 식히던
내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강물위에 아른 아른 떠오른다
새벽 첫 종소리에 잠이 깨어
머리에 동백기름 발라 곱게 빗고
성당 언덕길을 오르시던
할머니의 뒷모습이
하필 이 강변에서 떠오르는 것은
나도 이제는
어디론가 돌아가고 있을
내 뒷 모습이 내게 보여서 일게다.
강물에 잠긴 내 얼굴
꽃이 피고지고 피고지고
떨어진 꽃잎들이
이제는 저승꽃이 되었는가
씻어도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그 무수한 들짐승 발자국같은 자국들
나도 어느날 저 들짐승들처럼
저 대지 속으로 사라져 가겠지만
그래도 먼 훗날
한번쯤
이 새벽 강변에서
다시 푸른 안개로 피어올라
나를 기억하는 그 누군가에게
내 뒷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5 | 다시 피는 꽃 | 박영호 | 2004.09.12 | 368 |
74 | 그림 새 | 박영호 | 2004.09.12 | 339 |
73 | 눈 덮인 산정 (1) | 박영호 | 2004.09.24 | 403 |
72 | 화원 산책 (2) | 박영호 | 2004.09.24 | 423 |
71 | 영혼의 강 | 박영호 | 2004.09.24 | 541 |
70 | 이민 백주년 소설집을 읽고 | 박영호 | 2004.11.07 | 539 |
69 | 미주 한인문학의 실상 | 박영호 | 2004.11.07 | 516 |
68 | 겨울 나무 | 박영호 | 2004.11.07 | 495 |
67 | 산 | 박영호 | 2004.11.07 | 496 |
66 | 코코펠리 피리소리 | 박영호 | 2004.11.07 | 520 |
65 | 아름다운 초상(肖像) | 박영호 | 2004.11.07 | 628 |
64 | 들풀 | 박영호 | 2005.01.08 | 434 |
63 | 유년의 빛깔 | 박영호 | 2005.01.08 | 428 |
62 | 채석장 (2) | 박영호 | 2005.01.08 | 530 |
61 | 한국 순수 서정시의 꽃 | 박영호 | 2005.03.09 | 434 |
60 | 새로 발굴된 이육사의 시세계 | 박영호 | 2005.03.09 | 453 |
59 | 미주 한인 소설 연구(1) | 박영호 | 2005.03.09 | 476 |
58 | 다리 위에서 | 박영호 | 2005.03.09 | 416 |
57 | 귀향의 길 | 박영호 | 2005.03.09 | 420 |
56 | 영혼의 꽃 | 박영호 | 2005.03.09 | 4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