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의 창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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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 공원에서
2006.02.27 06:26
맥아더 공원에서
도시의 몸살을 늘 끼리고 사는 공원
만물이 녹아 내리는 여름철 한낮이면
그도 잠시 숨을 멈추고 오수에 잠긴다
낮술에 취해서 밴취에 길게 누워버린 사내
그의 고단한 꿈속은 지금 어디쯤 헤매고 있을까
찾아가는 아득한 고향 마을 어귀인지
아니면 여인의 포근한 품속인지
문득
하늘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 소리가
호수 위에 파문을 그리고
놀랜 새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어디에나 흩어져 있는 `꿈 조각들
노숙자의 품속에 깊이 감춰진
주소 없는 휴지 조각들처럼
모두 나뭇잎 꽃잎들 속에 숨어
긴 유랑의 오수에 잠겨들 있다.
그래도 모두가 살아 숨쉬는 것
쉬지 않고 솟아나는 분수대 물길
나무와 꽃들은 다시 물 길어 올리고
모조품이 반짝거리는 좌판 앞에서
밤이면 펼칠 남정네와의 단꿈을 꿈꾸며
졸고 있는 인디오 여인도
다시 눈떠 손님을 기다릴 것이다
공원에 해가 지고 조용히 밤이 내리면
어둠을 찾아든 연인들의 밀어 속에
저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은
호수의 물 위에 내려와
고향 밤하늘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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